광주매일신문

(사설칼럼)/보행권은 기본이다
2003년 07월 14일 00시 00분 입력

광주시는 최근 시범도시지정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시범도시조성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논의해오던 건설교통부의 시범도시지정사업을 도시정비분야에서 문화분야로 선회해 확정한 것이다. 이는 정부의 문화수도 육성정책과 맞물려 정부지원을 원활히 하고 광주를 문화도시로 특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도심문화보행네트워크 조성과 그 지원을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예술공원 등 단위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를 통해 도심을 보행자중심의 공간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문화를 조성해 도심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광주 도심을 정비하고 거리를 재편해 문화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반길 일이다. 이는 논의과정에 머물고 있는 문화수도정책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광주도심을 살펴보면 도심문화보행네트워크를 조성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예향의 거리는 차량이 들이차 있고 충장로는 거리를 가득 메운 입간판과 상가 홍보를 위한 소음과 전단지 등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주택가 인도는 자전거는 물론 오토바이까지 활개를 치는 상황이어서 도심 어디서도 보행자가 안심하고 다닐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도심을 보행자 중심으로 재편하려면 먼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안전이 확보되면 그 거리에는 자연스레 문화가 조성될 수 있다. 또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5천5백억원이란 막대한 예산도 문제다. 이중 국비는 겨우 5백억원에 불과하고 민간자본으로 4천억원이상을 충당해야 하는데 이 민간자본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궁금하다. 문화 시범도시계획이 주먹구구식 행정이 아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