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화 집적지 조성
지역미술문화 발전 견인

2004년 10월 02일

장경화(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2004광주비엔날레가 독창적 색깔을 드러내며 국내외 미술편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퍽 다행스럽고 대견한 일면에 전시기획의 고충을 조금은 아는 한 사람으로서 남의 일 같지 않다. 광주는 지금 `문화수도' 열풍에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적게는 5~6조원에서 많게는 30~40조원 규모의 국책 프로젝트 안이 시민들의 눈과 귀를 쫑긋하게 하고 있다.
광주가 이처럼 아시아 대륙의 문화중심이자 21세기 신문명의 집적지로 되살아나는 증흥기르 예고하는 이면에는 분명 우리지역만의 에너지가 충만한 까닭이 있을 것으로 믿어왔다.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이 지대했던 호남인의 기질과 삶이 원천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을 터이다. 내 개인적으로 미술이론과 문화행정을 전공하고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탓이 크게지만 호남의 미술은 예부터 그 화맥형성이나 전통에 있어 이미 이러한 21세기 동북아 문화중심지의 역할을 충분히 담보했다고 감히 생각해보게 된다. 적어도 미술에 있어서는 그 가치와 가능성, 다시말하면 잠재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호남미술의 원류는 백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종문인화 형성기인 조선시대(1600년대) 이후 호라동한 공재 윤두서, 학포 양팽손, 소치 허련에게 영향을 준 추사 김정희, 허소치 일가(허련, 허영, 허건)와 의재 허백련으로 이어지는 남종문인화의 정신과 화맥이 형성되었다.
조선대 화맥은 광주의 잠재력 문화역량을 가늠하는 좋은 사례라고 본다. 근대기를 지나 해방이후 미술인 양성이 제도권 교육제도에 편입되면서 남도미술은 조선대 화맥이 그 삭을 틔웠다. 1946년 지역의 대학에서는 최초로 조선대학교에 예술과 설립, 지금까지 58년간에 거쳐 5천여명의 졸업생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국내·외를 막론하고 폭넓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술대학 순수미술학부 내에 이론전공학과의 개설로 시대적 상황에 신속한 대응과 실기전공과 이론전공 분야의 학내공존 시킴으로 상호보완과 협력의 구축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시스템 확보하게 되었다.
조대화맥은 58년간 배출된 스승과 제자 또는 선·후배 간의 존중과 격려와 관심이 오랜 시간동안 한국근·현대미술을 견인하는 굵직한 화맥을 형성하게 한 정신적 근간이 되어 지금까지 발전되어 왔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 출범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현재 활발한 문화수도 조성의 자양분이자 든든한 배경이 된 지역미술문화의 인적 구성에서 앞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위해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반세기가 넘는 전통적인 뿌리를 내려온 조대화맥은 깊은 화풍의 영향으로 보수적이고 일부 폐쇄적 이미지가 남아 대내외적으로 반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 사례로 뉴욕의 김보현 화백의 작품기증 및 미술관 신축계획 무산은 지역미술계 뿐만 아니라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적잖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지역미술이 더욱 활성화되려면 사회에 진출하는 신인 예술가에 대한 메니저먼트 활동과 마케팅의 강화로 지역성을 벗어난 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 개발이 요구된다. 대학과 미술계가 자료수집 축척에 나서고 특히 미술이론 전공자들의 배출에 대한 진로확대도 함께 검토되야한다.
미술이론 전공자의 적극적인 배출과 문화계 전문행정요원 진출을 위한 담당교수의 폭넓은 사회활동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며, 그로벌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실기과정의 학생과 동문들에게 이론적 토대와 마케팅의 지 원이 절실하다. 조대화맥은 지역과 국내활동의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활동에 시야와 의식전환으로 국제적 활동의 확대와 감각숙지 및 인맥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이는 조대화맥을 대상으로 찬사를 보내려는 의도는 많지 않다. 다만 문화수도로 변모해갈 더 강력한 에너지의 충전을 위해 지역미술 인재양성을 서둘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산시켜보려는 소박한 생각뿐이다. 남도미술의 인적네트워크는 또한 문화수도를 뒷받침할 튼실한 인프라라임을 강조하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