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께서 2004년 11월 17일 도청 앞 설명회에서 발표하신 내용 잘 들었습니다. 광주를 문화도시로 가꿔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두 축은 좋은 지도자와 바른 방향을 보며 자발적,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사회일 것입니다. 마침, 광주를 사랑하고 잘 아는 정 장관님께서 주무장관을 맡으시게 됐으니 문화도시의 미래는 매우 밝다 할 것입니다.

저희 대동문화는 계간지로서 2005년 1월 1일자 신년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설명회에서 밝히신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2005년 한해는 도시계획시설 결정, 고시 및 사업인가, 건립부지 편입토지 및 건물 보상, 건립사업 1단계 착공 및 부지조성공사, 국제설계경기 실시 및 설계안 확정 등 무려 4가지 추진사업이 마무리되거나 시작되는 해입니다.

▶따라서 저희 대동문화는 본격적인 시작단계에 접어든 2005년도가 열리면서 시민들에게 확신과 자신감을 실어주시는 말씀을 대동지면을 빌어 한 말씀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가꾸어나가기 위한 사업은 지자체마다 벌이는 ‘지역이벤트’ 차원의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막연한 이상이나 꿈이 아닌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서 선택해야 했던 절박한 국책사업입니다.

2만불 시대의 국가발전의 동력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그 답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겠습니다만,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문화를 통한 국가발전의 결과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하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문화’를 통해 국가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예술’ 중심의 도시발전을 이룬다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동안 광주라는 도시가 지녀온 역사적, 문화적 인프라가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바로 수혈될 수 있으며, 그것을 밑바탕으로 종합적인 지역발전의 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이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광주라는 지역공동체가 살아나고, 경제적, 문화적 발전의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지역 시민이 바라는 문화수도가 될 것입니다.

2005년도는 우연찮게도 신 새벽을 열고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여명의 존재인 닭의 해입니다. 저는 이 닭의 해가 매우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해, 광주에서 진행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사업 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그동안 오랜 밤을 지내온 우리 지역에 무등의 태양을 열고, 빛고을 사람의 꿈을 여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가 될 것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시민이 역동적인 국가와 지역발전의 주체로 서는 문화 중심 시대를 알리는 서곡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제 아침이 오면 무엇을 챙기고, 각자의 일터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록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챙기고 싶습니다.

우리는 민주와 인권과 평화의 역사를 개척해온 저력 있는 고장의 시민입니다. 정말 손에 손 꽉 잡고 합심하여 나간다면, 이제껏 세계사에 유래 없는 새로운 문화대장전의 역사를 우리가 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광주시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문제 중 하나인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문제에 대한 장관님 나름의 복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현장설명회 때 5.18관련 한 시민이 나서 도청을 훼손시키지 말라고 강력히 요구했으며 이영진 본부장께서 5.18정신은 광주문화도시 구축의 바탕이 된 핵심적 이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박광태 현 시장께서 발언하신 동양최대의 문화적 건축물이라는 답변은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내년 국제설계 경기 실시에 들어갑니다. 분명 설계주문에 들어갈 내용들은 이러한 생각을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부지로 발표된 전남도청 일원은 탈식민지와 근대화의 역사, 5.18민주화운동과정의 역사가 응축되어 있는 광주시민의 정신적 구심처로서 그동안 광주광역시 도심기능의 중심축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대통령 소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는 그동안 “광주시도심활성화종합계획(2003년)”과 “민주․인권․평화도시육성종합계획”(2003년), “2020광주도시기본계획(2004년)” 용역결과 등을 최대한 검토·반영하고, 복합문화시설의 일반적 입지조건 외에 “5.18민주화운동의 장소적 공간”으로서 광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광주시민사회의 공론을 존중하여 선정한 것입니다.

또한, 전남도청 본관과 민원실 등을 보존해야한다는 당위성은 아시아문화전당 기초구상 단계에서부터 논의되어 왔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기획단에서 5.18관련단체들과 수차례 의견을 교환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은 5.18민주화운동의 이념적 가치가 깃들어 있는 세계적인 복합문화시설 공간으로 재탄생되도록 2005년 상반기 까지 건립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그 내용을 건축설계지침으로 반영할 것이며, 국제설계경기지침에서도 명확히 제시할 것입니다.

▶문화도시 구축을 앞두고 시민들의 생각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음은 사실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논의들이 무성한 가운데 수렴하거나 거르고 다듬어 가장 좋은 안을 채택해 가는 과정을 겪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도 갈등과 반목, 이해관계에 따른 분열 등이 보이고 그런 부작용들이 심화되어 갈수록 문화적 도시와는 거꾸로 가는 결과를 빚게 될 것입니다. 올바른 여론 수렴과 시민주체의 문화도시 건설을 위해 관(시)과 예술인, 문화단체들의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할 것인지 도움 말씀을 해 주십시오.

맞습니다. 시민들에게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애정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 애정이 과하다보면 다소간의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으며, 외견상으로는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충돌의 과정은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중심도시 조성의 의미를 정부와, 시민, 문화예술인 등 각각의 입장에서 다각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실천의 지점도 각각의 지점에서 구체적으로 짚어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과거의 인간, 사회, 자연, 경제가 모두 다시 제 삶을 탈각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토론을 활성화하고, 논의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민주적이며, 문화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성숙한 논의과정을 통해 중지를 모아내고 추진하는 힘을, 정부의 개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시민 스스로 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만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 식으로 비춰지는 타 지역의 부정적인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의견을 모아내고 구체적 힘으로 실천해가는 건강하고 성숙된 과정을 광주 문화중심도시를 만드는 사업 과정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역의 문화예술인 또는 문화단체들은 그동안 지역적 소외를 겪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어떤 집단의 이해관계에 매몰되기보다는 보다 큰 관점에서 작은 문제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문화적 논의과정을 통해 일을 빠르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한 목소리의 힘이 필요합니다. 문화예술인, 문화단체 등 시민사회 내부에서 그런 힘을 모아내주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조성위원회와 추진기획단에서는 그동안 수차례 사업설명회 등을 개최하였으며, 홈페이지를 통해서 거국적인 국민 제안 공모와 광주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2005년 1월중에는 광주 서포터즈의 발대식과 열린 시민 대토론회 개최 등 다양한 소통의 채널을 마련하고 참여기회도 대폭 열어 놓겠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이러한 시민의 문화적 기대와 활동을 바탕으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습니다.

▶광주시가 추진 중인 문화산업단지 추진 구상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문화산단과 문화전당은 개별적 계획아래 수립되거나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유기적 관계임이 분명하고 그렇다면 문화전당이 요소별로 나뉘어 산단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도 봅니다. 예컨대 문화전당이 거대 건축물 개념이 아니라 각각의 작은 건물(도청, 상무관, 농협, 기타 건물)이지만 그 안에서 영상센터의 가능을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전시장과 공연장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구상은 시장님의 구상과 배치되기는 하지만 5.18단체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수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장관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문화산업에 대한 광주 시민의 기대와 요구가 크기 때문에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문화산업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의 경우 문화 콘텐츠 분야의 세계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시장 지배적 구조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지적재산권 분야의 국제적 보호를 더한층 강화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이제 문화를 단순히 보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 경제적 가치 창출의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함에 따라 문화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진흥 육성정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화산업의 성패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의 개발이 그 출발점이자 핵심이며, 이를 위해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양성과 함께 이를 상품화하기 위한 업계의 경제적 마인드, 관련 기술적 요소의 공급지로서의 학계와 연구기관 등의 유기체적인 협력체계를 필요로 합니다.

아울러, 지원적 요소로서는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관련 행정적 제도적 지원 장치의 마련과 금융 등 자본조달 채널 등이 기능적으로 연계되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필요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문화산업은 창의력, 아이디어, 노하우 기반의 지식 창조산업이자 지적재산권산업이며, 창작과 기획, 제작, 마케팅, 유통 등 관련 부분과의 가치사슬 관계가 매우 중요한 산업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단순 문화시설 차원의 기능을 넘어 문화콘텐츠의 발원이라 할 수 있는 창작 리소스 개발의 집적지이자 문화산업의 최초 시험장(테스트베드)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시아문화전당의 각 시설 및 구성 요소가 궁극적으로 문화산업적 측면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연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아시아문화전당이 문화산업을 통한 광주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원이 되고 나아가 우리나라 문화산업 전체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확장시킬 중심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도록 치밀히 준비해 나아가겠습니다.

구체적으로 공연․전시 기능 뿐 아니라 문화산업의 근간이 되는 창작 리소스(Resources)를 집적, 가공함과 함께 고급 수준의 정예 창작인력의 양성, 민간 산업부문과의 공동 프로젝트 수행, 최첨단 영상 구현을 위한 프로젝트형 기술개발 및 R&D 연구소 등을 설치,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는 지금까지 흔히 보아오던 박물관형 전시 유형에서 탈피하여 전시물을 구성하고 실현하는 과정 그 자체가 문화산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여 그 효과가 민간의 산업부문에까지 파급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입니다.

문화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일반 제조업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접근 방법이 요구됩니다. 이는 문화산업이 창의력과 기획력에 기초를 둔 산업으로, 토지․노동․자본이라는 전통적 제조업에서 요구되는 3대 기본요소가 상당히 변형된 형태로 적용되는 콘텐츠중심의 소프트(연성)산업이라는 특징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전통적 제조업이 대규모 집적 단지 조성과 단지 내 공장유치가 성공의 관건이라면, 문화산업은 창의성이 발휘되고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개발․유통되고 네트워킹 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문화콘텐츠의 개발 및 상품화와 관련된 각 영역의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공간에서 핵심 문화산업 전문 인력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끝임 없이 샘솟게 만들어야 하고, 아시아문화전당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해 나갈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아시아문화전당은 단순히 건축 공학적 차원의 조형물이 아니라, 이러한 복합적인 기능들의 유기체적인 집합체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충분히 계승하면서도 창의력을 근간으로 실용 경제적 차원의 문화산업적 기반도 동시에 구축될 수 있도록 지혜를 우리 모두 모아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특별법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장관님께서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천명하셨습니다. 제도적 뒷받침에 대한 말씀을 해주십시오.

2004년 11월 22일 2005년 예산편성 관련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질의응답과정에서 광주만을 염두 해 둔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답변한 바 있습니다.

문화관광부장관으로서, 광주 조성사업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특별법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며, 그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광주특별법 제정 필요성에 대해 국회 및 청와대, 관계부처 등에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현재 한국법제연구원이 법령 제정방안을 연구(2004년 8월 ~ 2005년 3월)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특별법 제정을 위한 별도의 TF를 운영하여 법률안 마련 작업을 하고 있고, 한국법제연구원으로부터 연구결과를 제출하면 공청회 등을 통해 2005년 상반기에 제정안을 마련하고 국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광주광역시와 지역 시민사회에서 광주특별법 제정을 위해 서로 입장을 조율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제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