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
(사설칼럼)/문화수도 元年, 정부의지에 달렸다


대통령 직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가 어제 실무위원회 첫 회의를 갖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부지 선정안 등을 심의·의결한데 이어 광주시청에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 광주사무소의 문을 열고 업무를 시작했다. 오늘 '2004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문화수도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문화수도 원년 선포식'도 열린다. 노 대통령의 공약사업이자 국책사업이 이제야 본궤도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문화중심도시조성위가 심의·의결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부지는 현재의 전남도청 일대 2만4천여평 규모다. 올 연말 도시계획시설사업 결정·고시 등을 거쳐 건립입지로 최종확정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토지매입에 나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오는 2010년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상징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광주시는 건립예정부지의 절반 이상이 사유지인 만큼 국책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난개발을 방지하고 투기행위를 미연에 차단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광주문화수도육성은 문화중심도시조성위가 밝힌대로 풍부한 전통과 현대예술의 자산을 문화산업과 연계하면서 5·18 민주화운동을 기반으로 한 인권과 공동체문화를 아시아 여러 민족과 교류·발전시키는데 그 취지가 있다. '생태와 조화된 문화도시', '도시의 문화적 리모델링'을 통해 도시발전의 새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기도 하다. 광주를 문화상징도시로 만드는 일이자 도시의 '리모델링' 사업인 셈이다. 따라서 문화인프라구축과 문화산업기반확충, 문화의식함양사업이 그 주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문화인프라 및 산업기반 확충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최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서·남·북·광산구 등 4개 구와 광주호 및 무등산을 묶은 지역 등 모두 5개 권역에 관련 시설과 건축물 등을 배치하는 최종용역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소요사업비는 향후 10년동안 5조8천억원이다. 20년간 2조원 이상의 재원이 투자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사업비가 6천700억원(부지매입비 2천600억원)이라는 문화중심도시조성위의 발표와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이제 사업이 본격 시작된 만큼 정부의지를 확인할 수 있고 확실한 예산이 뒷받침된 마스터 플랜이 빨리 필요한 이유다. 광주를 아시아 문화수도로 만드는 일은 이제야 막 시작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