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칼럼)/편집국칼럼/광주문화수도 성공하려면
나종경(편집국장)

오늘 2만3000평 규모의 아시아문화전당 부지가 확정된다. 문화수도 건설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는 셈이다. 그곳에 `국립광주아시아 문화의 전당'을 건립해서 5^18 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2010년에 문을 열 계획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광주문화수도 조성계획이 광주에서 사실상 첫 실행에 옮겨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대통령은 문화수도 조성 원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특별하게 가시화된 것이 없이 1년 6개월을 보낸 `문화수도'는 정부의 시나리오에 맞춰 광주 곁으로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민들은 과연 문화수도가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무엇 때문일까를 고민하면서 몇 가지 보완점을 짚어본다.

첫째, 문화수도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그것도 광주를 위한 특별법이 돼야 한다. 정부의 문화도시 추진 계획을 보면 역사문화 유적이 많은 경주는 역사문화도시, 국제영화제가 자리잡은 부산은 영상문화도시, 신행정수도가 들어설 충청권은 행정문화도시, 서울과 수도권은 생활문화도시, 국제관광지인 제주는 관광문화도시로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다. 문화수도 조성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는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광주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이유가 짐작이 간다. 끊임없이 `잘될까'를 곱씹으며 우려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행정수도 이전과 광주문화수도 건설은 국가균형발전을 핵심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대통령의 공약사업이다. 노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것이다. 청와대에 국무총리 또는 국무총리급을 위원장으로 설치된 위원회가 바로 `신행정수도건설추친위원회'와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이다. 신행정수도는 지난해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됐고 `국가균형발전특별법'도 시행돼 법적 강제력을 갖고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강력한 정부의지에다 법적 뒷받침을 통해 구체적인 이전기관과 후보지까지 발표된 상황이다. 문화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둘째, 대통령 직속의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는 위원장이 총리급이지만 문화수도 조성정책 추진계획 수립 등에 대한 심의 자문을 하는 비상설기구이다. 위원장 위촉식을 가진 이후 한차례도 전체회의를 갖지 못했다 한다. 법적 뒷받침을 통해 청와대내에 조성위원회를 둬야할 필요성이 강한 설득력을 얻는다.

셋째는 작은 사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지역민의 조급성을 탓하기 전에 아시아 문화전당에 집중돼 있는 사업을 병행해서 추진해달라는 얘기다. 충장로 특화거리 조성, 중앙초교 예술의 거리 조성, 한국은행 옛부지 공원화, 광주천 정비 등은 문화도시의 코드에 맞춘 사업들이다. 이들사업이 문화수도 추진의 상징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작은 성공 사례를 모아가자는 것이다. 지난해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한 서울시가 2년 후인 내년 9월 푸른 물이 흐르는 청계천을 바라볼 수 있다는 시민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데서 교훈을 얻자.

넷째는 광주 도시환경정비와 맞물려 가야 한다. 광주는 지금 불법 광고물이 판을 치고 있다.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무질서한 간판에 노상적치물은 과연 문화수도가 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광주시는 당연히 돈 되는 아이템위주로 문화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추진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 문화교류의 장이 되고 문화생산의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공간적 한계에 갇혀서는 안 된다. 광주시의 모든 건축물과 하천 도로, 녹지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생활속에 일정한 컨셉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시민참여다. 광주시민의 여론이 무시된 문화수도는 성공할 수 없다. 전문가만이 중심이 되는 논의구조와 사업 추진은 더디거나 혼선이 뒤따른다. 정부와 광주시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