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사설)/지역민과 함께 하는 문화도시로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 조성 기본 구상안이 발표됐다. 문화도시 사업 시설물 가운데 핵심 기능 3개 시설은 전남 도청 주변에 `집적'되고 부대기능 11개 시설은 중외공원과 어등산 등 6개 거점에 `분산' 배치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계획은 문화관광부 문화중심도시 조성추진 계획단과 광주시 문화수도 추진지원단의 합동워크숍에서 나온 것이다. 세인의 이목이 온통 행정수도 이전에 쏠려있는 가운데 한쪽 구석에 밀쳐놓지 않았을까 싶던 문화중심도시 구상이 윤곽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선 적잖이 안도하게 되는 것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아주 작은 부분일지 모르지만 계획안을 보면 수많은 외래어와 외국어가 나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중에는 영한사전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단어도 있다. 아트플렉스니 아시아예술인 레지던스 센터니 하는 말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멀티스페이스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아카이브 뮤지엄(Archives Museum) 기능을 통합한 전시 수집 보존 공간이라고 한다. 에듀컬쳐센터에 아트숍과 시네숍도 들어선다. 도대체 어느 나라의 문화도시를 조성하는 건지 알 수 없다.
 대중과 유리된 문화는 문화가 아니다. 막대한 돈을 들여 이런 거창한 시설을 하게 되는 것은 일부 전문인들만의 활동 공간을 넓혀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럴듯한 말이나 알수 없는 말로 포장을 함으로써 시작 단계에서부터 일반 시민들과는 동떨어진 `계획을 위한 계획'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는 얘기다. 사소한 일이라 치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문화수도 조성사업이 윤곽을 드러냄으로써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당국으로서는 부지 매입과 재정확보등 수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앞으로 지역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일을추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