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사설)/대통령의‘문화수도 원년’선포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광주 비엔날레 개막식에서 `광주 문화수도 원년'을 선포한 것은 상징적이지만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주가 다른 지역의 많은 문화도시와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좌표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노 대통령의 선포가 있기 하루 전만 해도 정동채 문광부장관은 “굳이 문화수도 같은 용어나 형식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광주문화수도라는 명칭은 광주의 정체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광주를 유일무이한 문화수도로서 차별화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당초 노 대통령이 공약했던 것처럼 행정수도나 해양수도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정숙경 디지털문화연구소장도 “광주 문화수도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서 행정수도 개념과 마찬가지로 문화의 집중을 통한 광주의 획기적 발전을 이루자는 전략적 용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광주시를 비롯한 이 지역에서만 `광주 문화수도'로 표현해왔을 뿐 주무 부처인 문화관광부는 `광주 문화중심도시'라는 공식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혼선이 지속돼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문화수도 원년 선포'로 이러한 혼선과 시비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노 대통령은 특히 “광주를 대한민국의 문화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대통령 프로젝트로 삼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광주를 문화의 중심으로 키우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의 취지에도 잘 부합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는 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무한한 기대를 갖는다. 때마침 아시아 문화전당 부지도 도청 일원으로 선정됐다. 이제 광주 문화수도 조성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대통령이 말한 바대로 광주가 대한민국의 문화중심을 넘어 아시아의 문화허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 충분한 예산 확보와 특별법 제정 등이 이뤄지기를 바란다.